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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2018. 11. 17. 15:36 from 싸돌

강릉에 왔다.
거지같은 노동생활이 끝나고 잠깐 여유가 생겨서 왔는데 왜 하필 여길 왔는지는 나도 모르겠음
아마 서울에서 아주 멀지않은 동네를 찾다가 온 것 같다.

이 날도 예약한 버스를 출발 직전에 또! 취소하고 결국 10시 20분 차를 타게 됨.
그 동안 내가 취소하거나 못 탄 버스 기차 비행기 등등의 수수료를 모으면 꽤 짭짤한 목돈이 될텐데 뭐 태생이 게으른 걸 어쩌겠나

바다가 보고 싶었기 때문에 주문진에 위치한 호스텔을 예약했고 강릉 도착하자마자 밥 먹고 곧 바로 주문진가는 버스를 탔다.
호스텔은 버스정류장에서 그닥 멀지 않았는데 오르막길이 더럽게 높아서 진짜 피를 토하며 올라감. 그 위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대체 그 길을 어떻게 왔다갔다 하시는거지? 의문이다.
호스텔 도착했더니 소파에 앉아있던 남자가 겁나 시크하게 지금 사장님 안 계시고 5분 뒤에 온대요. 라고 하길래 아 그래요?하고 나도 소파에 앉아 주인을 기다렸다.
너무 시크해서 호스텔 직원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그 사람도 손님이었다.

6인실을 예약했는데 방을 예약한 사람이 나 밖에 없어서 침대에서 뒹굴고 노래듣고 아주 편하게 쉬다가 4시 반이 다 돼서야 밖에 나왔다.




​날이 개 후졌음.
쨍쨍하면 더 좋았겠지만 뭐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거지
근데 사진이 너무 흐리고 쓰레기같이 나와서 필사적으로 보정을 좀 해봤다


​​




해가 5시 되니까 다 져버림.
안 그래도 우중충한데 어두워지니 진짜 분위기가 극악이었다.
아니 근데 날씨 이전에 이 동네 너무 을씨년스러움
모래사장에는 미역 거적대기와 알 수 없는 호스들이 함께 나뒹굴고 인도 중간중간에는 생활쓰레기가 막 굴러다님.
그리고 자연(이라기 보단 야생 상태) 그대로의 풀떼기 사이에 설치된 컨테이너들은 바닷바람에 다 부식되어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고 그 앞에선 웬 사람들이 모여 고사를 지내고 있었다.
바닷마을은 이곳저곳 많이 가 봤지만 여긴 정말 이상한 동네다.
나중에 호스텔에서 숙식하는 팀이라는 놈에게 넌 왜 여기서 지내는거냐 물었더니 걔가 번잡한 서울보다 조용한 이 곳이 좋고 아침마다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볼 수 있어서 그렇다~ 했는데 좀 이해할 수 없었다. 뭐가 아름답단 거지? 프랑스 지중해를 보며 자라왔다는 놈이?
걔가 특이 취향인건지 정말 날씨 탓인지 아니면 내가 모르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여긴 을씨년스럽다.



걷다보면 거북 바위라는 거대한 바위가 삐죽 보이는데 너무 무서움
난 이런 압도적으로 거대한 자연물이 두렵다.
어두워져서 호스텔로 돌아가는 길에 있던 산책로도 저런 바위로 잔뜩 둘러싸여 있었는데 무서워서 미친듯이 뛰어갔다



도도한 떼껄룩

무릎이 시리다




번외로 강릉 오는 길에 들었던 횡성 휴게소 화장실. 소 천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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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개털 :

서대문 자연사박물관

2018. 9. 1. 19:49 from 싸돌


그동안 귀찮아서 못 갔던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을 이제사 다녀옴.
수십 년을 서울에 살면서 슬슬 권태기에 돌입했기 때문에 그동안 있는 줄 몰랐거나 알아도 못 가 봤던 서울의 어떤 곳들을 찾아 다니고 있다.

153버스타고 자연사박물관 앞에 내리면 쉽게 갈 수 있음.
근데 박물관 바로 앞에 안 내려주고 내려서 언덕길 올라가야 하는데 저날 장화를 신고가서 힘들어 죽을 뻔함

입장료는 ​성인 6000원.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들어가보니 규모도 크고 신설이라 깔끔하니 괜찮았다.
무엇보다 가까운 도심에 있단 것이 매력적임
귀찮아서 사진 별로 안 찍었는데 가 보면 각종 공룡 뼈다구+화석에서부터 각종 식물 표본, 운석까지 자연사와 관련 된 온갖 것들이 시간순으로 전시되어 있어 지루할 틈 없고 유익함.
비 오는 평일 낮에 갔더니 관람객이 어린 아이 데려온 가족 몇 팀이랑 혼자 온 아주머니 뿐이어서 편하게 돌아다녔다




이게 인간이여 물고기여


이게 괴물이여 악어여



이제 무식하고 덩치만 큰 사람을 비하할 땐 ‘이 스테고사우르스 같은 놈아’ 라고 해주자



티라노 대가리가 복도 한 가운데 떡하니 전시되어 있어서 육식공룡에게 잡아먹히는 기분을 잠시나마 느껴볼 수 있다



크고 아름다운 공룡 뼈다구와 모형들


크고 작은 포유류들을 개떼처럼 한 군데 다 때려박아 놓은 모습이 상당히 압도적이이었음


너무하다. 못생긴 애한테 예쁜이라는 이름을 붙이다니


누가 누가 더 못생겼나~

그나저나 쟤들도 모형이 아니라 박제라고 함



우주관. 상설전시는 아니고 특별전시인듯



앗 뜨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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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2018. 8. 2. 23:50 from 싸돌


전주 가기 전 게스트하우스에서 먹은 조식



다음날 숙소 체크아웃하고 전주로 떠났다.
가서 괜찮으면 이틀 있고 별로면 하루만 있자하는 마음으로 무작정 갔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틀 있었다.
정확히는 전주가 마음에 들어서 이틀있던 건 아니고 그냥 다음날 늦잠자고 싶어서 숙소를 하루 더 연장한 것.
하지만 전주 간 첫 날보다 다음날을 더 재미있게 보내서 이틀 지낸 게 결국 좋은 선택이 됐다.


​​


캔모아와 간지GIRL.
지방의 매력


​​




전주 오기 전 찾아 본 게스트하우스와 한옥집 둘 중 고민하다가 그냥 게스트하우스를 골랐는데 굉장히 좋았다.
일단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실이 멋졌고 에어컨도 맘껏 틀 수 있고 화장실도 깨끗했다.
4인 도미토리도 이틀 내내 나 혼자 써서 아주 안락하고 좋았음.


첫날 숙소 도착하니 아무도 없어서 부킹닷컴에 나와있는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는데 계속 통화중이었고 결국 혼자 부엌에서 누군가 오길 기다렸다.
한 20분 쯤 선풍기 틀어놓고 열심히 땀 식히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들어오시며 나에게 사장님 어디있냐 물었다.
내가 도착해보니 아무도 없었다하자 아저씨는 누군가에 잠간 전화를 걸었고, 나는 그 분과 날씨가 미쳤다며 얘기를 나눴다.
아저씨와 떠들고있는데 몇 분후 다른 아저씨가 손에 복숭아를 들고 들어오셨다.
나는 두 분이 친구인가? 생각하고 나중에 들어온 아저씨가 깎아 주신 복숭아를 먹고있는데, 처음에 오신 분이 서울에서 오셨대~하며 나중에 온 아저씨에게 나를 소개(?)했다.
그랬더니 그 분이 으잉? 게스트야? 하길래 네 근데 사장님은 안 오시나봐요 계속 기다리고있는데? 했더니 그 분이 '내가 사장인데?' 하셨다.
나는 엄청 놀람+웃으면서 그냥 동네 주민인 줄 알았다 왜 아무말도 안 하셨냐 했더니 손님인 줄 몰랐다며 이제보니 여행 온 사람같기는 하네..했다.
손님-주인인데 서로 손님이고 사장인 줄 모른채 떠들었단 사실이 너무 어이없는데 웃겼다.
사장님은 그제서야 나를 방으로 안내해주었다.

이틀 지내면서 느낀 건데 그곳 사장님도 보통 분은 아니신 것 같다. 북 치며 노래도 부르시고 왠지모를 포스가 느껴졌다.



육회비빔밥을 먹었다.
인터넷에서 유명하단 곳은 가격이 너무 비합리적이고 사람이 많아 거르고 전주 사람이 맛있다고 추천한 비빔밥집을 방문함.
근데 저기도 가격 올랐더라... 8천원이라 해서 갔는데 만원받음.
하지만 맛있어서 만원 내도 안 아까웠음


저녁에 일찍 숙소로 돌아가 샤워하고 맥주마시다 부엌에 있는 미국인 남자애에게 말을 걸었다. 걘 숙소에서 오며 가며 자꾸 마주치던 애였지만 매우 수줍은 성격인지 꾸준히 내 눈을 피해서 말을 붙여보진 못 했었다.
그러다 부엌에서 사장님과 걔가 잠깐 얘기 나누는 틈을 타 나도 말을 걸었고 결국 대화를 성립할 수 있었다.
근데 걘 의외의 한국어 능력자였다. 아주 유창하진 않지만 어느정도 대화는 가능한 수준이었는데 한국말 어떻게 할 줄 아냐 물었더니 서강대에서 교환학생으로 재학하고 있댔다.
사실 요 근래 문득 한국말 잘 하는 외국인을 만나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는데, 그 이유는 내가 외국어를 배워서 대화하는 게 갑자기 억울해졌기 때문이다.
근데 그때 마침 그 놈을 만나 너무 놀랍고 반가웠다. 여태껏 살면서 만난 외국인 중 한국어를 두 번째로 잘 하는 놈이었다.
걔 이름은 데이빗. 한국 이름은 태수ㅋㅋㅋ 미국인이었는데 깨알같이 지가 예일대 다닌다는 어필을 해서 와.대.단.하.다.하며 놀라워해줬다.
나에게 맛있는 콩나물국밥집과 그외 유용한 관광정보들을 많이 알려준 수줍고 식욕왕성하고 귀여운 청년이었다.
걔랑은 아주 많은 대화를 했는데... 쓰기 귀찮아서 마음 속에 묻어두기로 하겠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도 집에 갈까 말까 하루 더 있을까 말까 엄청 고민하다가 늦잠자고 싶어서 결국 하루 더 연장하고 낮 12시까지 퍼질러자다 느즈막히 일어나 본격적으로 주변을 구경했다.


숙소 근처에 괜찮은 중식집이 있대서 갔더니 수요일 휴무ㅅㅂ
그래서 길 가다 보이는 아무 중국집이나 들어갔다.
볶음밥 먹을까하다 그래도 서울에 안 파는 음식 한 번 먹어보고싶어서 물짜장 시켜봤는데 정말 맛있게 먹음.
원래 물짜장은 울면처럼 희게 만들지만 요즘엔 사람들 기호에 맞춰 빨갛게도 만들어 판다고.
난 원체 매운 걸 못 먹어서 눈물 콧물빼며 먹었지만 일반인 기준에선 전혀 맵지 않을 것 같다. 입도 짧은데 맛있어서 싹싹 긁어먹었다. 서울와서도 문득 저 맛이 생각남.




평일인데다 날도 더워서 그런지 한옥마을에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걸어다니긴 편했는데 문제는 너무 더워서 좀 걷다 쉬다 좀 걷다 쉬다 무한 반복해야함.
여행지마다 왜 성수기란 게 존재하는지 이때 깨달았다.
내가 아무리 더운 거 좋아한다지만 한국 더위는 이제 취향이 아닌 생존을 고민해야할 수준에 다다름.
좀 걷다가 일사병 걸릴 것 같아 근처에 괜찮은 찻집을 검색하고 거기까지 무작정 걸어갔다. 상업화된 한옥마을 안에서 사장님이 전통을 고수하시는 아주 괜찮은 찻집이라길래 무지 기대하고 갔는데!!!!갔는데??? 딱 봐도 졸라 공사중이었음. 정말 그 사실이 믿고싶지 않아서 막무가내로 안에 들어가볼까 했으나 정말 누가봐도 공사중이었음.
결국 채념한 채 다른 찻집을 겁나게 검색해서 그나마 괜찮아보이는 집을 찾아 또 무작정 걸어갔다.
다행히 그 집은 영업중이었고 다행히 손님도 별로 없고 가게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다.
팥빙수를 주문했는데 그것도 아주 맛있었다.





너무 더워서 숙소 돌아와 씻고 맥주마시고 잤다.
둘째 날은 게스트가 나랑 어떤 남자 한 명뿐이었는데 그 남자는 어찌나 일찍 자는지 얼굴도 한 번 못 봤다.
도미토리를 혼자 편하게 쓴 건 좋았지만 사람이 없으니 좀 심심했다.
역시 이 더운날 전주에 가는 건 미친짓인가보다.
한옥마을에서 한복입고 사진 찍던 소녀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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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개털 :

군산

2018. 8. 2. 22:09 from 싸돌

집에 있자니 적적해서 군산과 전주에 다녀옴.
국내여행은 참 안 가는 것 같다가도 알게모르게 알음알음 가고 있다.
올해 초 친구 결혼식 가는 김에 여수 구경을 반나절 한 것 이후로는 4개월만의 전라도 방문.
이전부터 가보고자 했던 군산을 일단 들르고, 가까운 익산에 갈까 했으나 익산 출신 친구의 만류로 결국 전주행을 선택함.


그리고 내가 이번 여행에서 얻은 군산, 전주에 대한 인상이 몇 개 있는데 바로

1. 종나 더움. 서울보다 더움
2. 교통질서가 개판임
3. 생각보다 훨씬 조용함


특히 2번이 아주 인상깊었다.
군산에서 정지선 무시하는 차들이 너무 많아서 미쳤나?싶었는데 전주가니 정지선 넘는 건 애교수준이었음. 횡단보도 건너는 보행자 사이로 자동차가 준나 질주함. 파란불? 그게 뭐죠?
교통질서의 막장성만 두고 보면 붓싼과도 비벼볼 수 있을 법한 수준이더라.
조용한 도시 분위기와 다르게 운전자들은 가슴 속에 불덩이 하나씩 안고 사나봄. 본넷 한 번 발로 까버리려다 참았다(허세)




군산에서 묵었던 게스트하우스.
일본 스타일 목조건물인데 생긴지 얼마 안 되서 아주 깨끗하고 채광이 훌륭했다.
특히 나는 여자 도미토리에 묵었는데(여자 돔밖에 없는 듯) 침대 배치가 정말 좋았다.
가끔보면 닭장마냥 싸구려 침대를 쌓아놓은 무식한 돔이 많은데 여긴 2층 침대를 직접 제작하신듯 함.
계단이 삐걱거리지도 않고 튼튼하고 무엇보다 다른 침대 간의 거리감이 적당함! 뭔 소리냐면 각 침대 배치가 부담스럽지 않게 적당히 떨어져 있다는 것.
예전에 방콕에서 옆 침대와 내 침대가 딱 붙어서 고개만 돌리면 옆사람 뭐하는지 관찰할 수 있는 호스텔에 묵은 적 있는데 졸라 부담스러웠음. 커텐이라도 쳐주던가.
아무튼 여긴 그런 부담스러움이 전혀 없어서 좋았음.

사실 처음엔 꼭 일본식으로 게스트하우스를 그 공간에 지을 필요가 있나 싶었는데, 어떤 블로그보니 신축이 아니라 원래 남아있던 일본식 건물을 개조한 거란 글도 있고?
사장님한테 직접 물어보질 않아 모르겠으나 신축이라면 왜 굳이? 싶기는 함.



흡연충을 위한 공간




이성당이란 유명한 빵집에 가봄.
단팥빵과 밀크쉐이크가 유명하대서 간식으로 하나씩 사 봤는데 맛있었다. 특히 밀크쉐이크는 정말 맛있었음.
우유향이 진득한 스타일은 아니고 소다향이 첨가된 시원한 맛인데 산뜻한 거 좋아하는 내 입맛엔 딱 맞았음. 가격도 2300원 정도?
이 날 먹고 맛있어서 다음날 전주가기 전에도 하나 더 사먹었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
통합권 끊으면 근대역사박물관에서부터 해양박물관까지 총 네 개(다섯 개인가)의 전시를 관람할 수 있음.
생긴지 얼마 안 되서 깔끔하고 괜찮은데 전시관 이동하면서 보는 게 짜증남.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거리들이긴 한데 그냥 내가 더워서 짜증났음.
세 번째 사진의 우수에 젖은 남자아이가 인상적이어서 찍어봤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에 나오게 생김



시발 깜작아




군산 해양박물관.
제주 아라리오 & 요코하마 히카마와루에서 느꼈던 공포를 여기서도 느낄 수 있었음






유명한 초원사진관.
영화 속에 나온 주차단속 차량과 정원이 타고 다니던 스쿠터가 세워져있고 다림이 문 사이에 껴 둔 편지도 재현해뒀다.
저 앞에 있던 아침햇살시간여행 이라는 카페에 관한 포스팅을 분명 본 기억이 있는데.. 다시 찾자니 못 찾겠다. 기억조작인가.



동국사. 떼껄룩이 많다.

신나게 돌아다니다 근처에 맛있는 돈카츠집이 있다길래 가봤는데 재료 소진으로 스테이크동만 된대서 그거 먹음.
맛있긴 했는데 졸라 비쌌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올려 둔 사진 보니 가격도 찔끔찔끔 오르고 메뉴도 훨씬 적어짐.
굳이 군산에서 그 돈주고 먹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여행운이 좋은 편이라 어디가면 비가 와도 금새 그치고 아무데나 들어가도 곧잘 맛집이고 하는데, 이번엔 정말 운이 드럽게 안 따라줬다.
가장 치명적인 건 내가 월요일에 갔는데 군산의 웬만한 가게들은 모두 월요일 휴무였다는 것.
더워 돌아버리겠는데 가는 곳마다 클로즈 클로즈 클로즈 !!!!!!
다음에 또 간다면 월요일은 반드시 피해야겠다.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카페겸 술집도 월요일 휴무라길래 거실에서 혼자 맥주마셨는데 알고보니 저녁 장사는 하신다고.
아쉬웠지만 거실에서 다른 게스트들에게 오지랖부리며 떠들고 과자도 먹고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괜찮았다.

군산이 생각보다 마음에 들어서 2박을 할 걸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역시 여행은 최소 이틀은 머물러봐야 하는 것 같음.
근데 보아하니 군산도 요즘 관광사업을 시작하면서 카페도 늘어나고 점점 핫플레이스가 될랑말랑하는 추세인듯함.
인스타충들 많아지기 전에 얼른 갔다오는 게 좋은 선택인 것 같다.


--
여담으로 저날 찍은 사진들을 홍유에게 몇 장 보내줬더니 되게 일본 건물같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여긴 일제시대때 잔재가 많이 남아있거든. 했더니 급진지하게 '가끔 내 일본 친구들과 역사이야기를 할 때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라고 대답했다.
나는 우리 모두 사실을 말 할 권리를 갖고있다 했지만 홍유는 일본에 사는 한 역사문제는 피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의 기분을 망치고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걔의 말에 공감할 수는 없지만 마음은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에 메세지로 그런 이야기를 잠깐 나눴다.
오키나와에 있을 때도 홍유와 정치이야기를 잠깐 한 적이 있는데, 같은 동아시아 친구들과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확실히 예민하지만서도 흥미롭고 많은 생각을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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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하 0716-17

2018. 7. 19. 23:54 from 싸돌

나하로 떠나는 유코상, 노지마상과 나고 게스트하우스에 두고 간 물건을 갖고 다시 나하로 돌아가는 나까지. 다음날 아침 7시에 일어나 체크아웃할 준비를 했다.

유이네가 근처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 주기로 해서 유이네 차에 탄 뒤 사키짱, 나라짱과 작별인사를 했다. 정말 슬프고 아쉬웠다. 나중에 다시 한 번 만나면 좋을 것 같다.


정류장에 도착해 유이네와도 작별인사를 한 뒤 버스를 기다리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말을 걸었다. 할아버지가 다들 어디에서 왔냐고 물어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놀라며 웃으셨다.

나하가는 버스를 탄 뒤 유코상과 이야기하는데 갑자기 유코상이 입고있던 자켓을 벗었다. 그런데 웃긴 건 안에 비키니를 입고있었다. 숙소 도착하면 바로 수영하기 위해 비키니를 입고 왔다며 그 상태로 버스 안에서 열심히 선크림을 발라댔다. 그걸 보고 내가 엄청 웃었는데 마침 앞자리에 타고 있던 노지마상이 내 웃음소리에 뒤돌아봤다가 깜짝 놀라며 다시 고개를 돌렸다ㅋㅋㅋㅋㅋㅋㅋ근데 그 반응속도가 진짜 엄청났다. 그걸 보고 난 또 빵 터졌지만 노지마상이 민망해할까봐 숨죽여 웃었다.


나고에 먼저 도착해 유코상, 노지마상과 인사를 나누고 그 전에 묵었던 게스트하우스에 이어폰을 찾으러 갔다. 그때 카우보이 모자 쓰고있는 미국놈 앨런을 마주쳤지만 인사하지않고 그냥 돌아갔다.


나고에서 나하가는 길이 꽤 험난했다. 오키나와 처음 도착한 날 급 센치해져서 마지막날은 국제거리와 조금 떨어진 호텔을 예약했는데 버스터미널에서 내리면 도보 30분이나 걸리길래 중간에 내려 시내버스 타는 방법을 선택했다.

시내버스를 환승하기 위해 센터 어쩌고 정류장에서 내렸는데 주변에 정말 아무것도 없고 사람도 없었다. 일단 인터넷에선 3번 버스를 타면 된다길래 3번 버스 기사에서 여기 가나요?하며 정류장 이름을 보여줬는데(한자라 읽는 법을 몰랐음) 버스 기사가 노! 백! 크로스 크로스! 하면서 건너편으로 가라는 손짓을 하길래 나도 모르게 오케이...하고 내려왔다.

이젠 대화가 필요한 일이 아니면 대충 일본어 못 하는 척 하기로 했다. 그게 훨씬 편하고 빠름.

버스 기사가 말 한대로 반대편 정류장으로 건너가 버스를 기다리는데 예정 시간이 훨씬 지나도 버스가 오지 않았다. 아니 그냥 버스란 것 자체가 아예 안 왔다. 처음엔 조금만 기다리자..하며 벤치에 앉아서 멍 때리는데 근처에서 마라톤 연습하는 아저씨를 네 번이나 봤음에도 버스가 전혀 안 오길래 그냥 안전하게 버스 터미널에서 내려 걷기로 결정했다. 젠장 처음부터 그렇게 할 걸.


나하 버스터미널에 도착해 숙소가 있는 쪽으로 걸었는데 생각보단 오래 안 걸렸다. 한 20분?

체크인 시간은 네 시인데 나하에는 한 시인가 두 시정도에 도착해서 일단 숙소에다 짐을 맡긴 뒤 국제거리에서 필요한 것들을 사기로 했다. 일단 그 전날 나키진에서 먼저 체크아웃한 울산 시스터가 내 쪼리를 자기 걸로 착각해 가져가는 바람에 국제거리에서 만나 신발을 바꿔야만 했다.

그렇게 땀에 쩐 배낭을 맨 채 숙소에 도착했는데 음 시발?클로즈라는 팻말이 걸려있고 안에 불도 꺼져있었다. 아예 호텔 운영을 체크인 시간에 맞춰 시작하는 경우는 또 처음봐서 근처 카페에서 시간이라도 보내야하나 생각했지만 그 근처는 카페는 고사하고 식당도 없었다.

어쩌지 고민하다 일단 유리문을 통해 숙소 안 쪽을 둘러봤는데 데스크에 사람이 앉아있는 걸 발견했고 똑똑 노크했다. 남자를 나를 발견하고 퉁명스럽게 쳐다 본 뒤 문을 열었다. 내가 오늘 체크인 할 사람인데 먼저 가방만 맡겨둘 수 있냐고 했더니 되게 뚱한 표정으로 '체크인 시간은 네 시인데요..'라고 했다. 아니 누가 모르냐?하는 소리가 목까지 올라왔지만 일단 참고 '네 그런데 짐 맡기는 록커같은 건 없어요?' 물으니 또 뚱한 표정으로 무슨 짐이냐고 물었다.

내가 개 뚱뚱한 배낭을 보여주며 가방이요.하자 한참 생각하더니 '원래 안 되는데 오늘만 맡기세요.' 했다.

뭔가 그 상황에 내가 고마워해야하는 건지 불만스러워해야 하는 건지 헷갈렸다. 짐 보관이 안 되는 숙소는 또 처음 봐서 당황스러웠지만 일단 고맙다며 그 남자에게 부랴부랴 배낭을 건낸 뒤 힙색만 챙겨 나왔다.


울산 시스터즈를 돈키호테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뒤(다행히 내가 사진 보내준다고 카톡 아이디를 받아놓은 터라 연락할 수 있었다) 손톱깎기와 마그넷등을 골랐는데 그때 마침 울산 시스터가 도착해 선 채로 몇 분 떠들다 헤어졌다.

근데 그 과정에서 내가 자연스럽게 물건을 내 가방 안에 집어넣는 바람에 순간 도둑이 될 뻔했다. 다행히 가게에서 나가려다 순간 깜짝 놀라 다시 돌아왔지만 그냥 나가다 걸렸으면 아주 귀찮아질 뻔했다.


북적이는 국제거리는 돌아다니기 싫어서 골목골목으로 들어가 멋진 가게들을 구경하고 타코라이스와 망고 빙수도 먹었다. 정말 신기한 게 단 국제거리와 몇 미터, 몇 백 미터 거리인데도 골목은 엄청 한산하고 여유로웠다. 마치 홍대 커피프린스 쪽엔 아무도 없는데 걷고싶은 거리에만 인간들이 버글거리는 걸 보는 기분이랄까? 수박 겉핥기라는 말이 아주 피부로 와 닿았다.


밥 먹고 선물을 뭘 사냐 고민하면서 엄청 돌아다니다 너무 힘들어서 일단 숙소에 돌아가 체크인을 했다. 그땐 그 퉁명스러운 남자가 아닌 다른 여자가 카운터를 보고 있었는데 너무 친절해서 호텔의 안 좋았던 첫인상이 사라졌다.

사실 첫날 내가 쓸데없이 센치해지고 걱정했던 것과 달리 나고에서 여러 좋은 사람들과 너무 좋은 시간을 보내서 마지막 날 혼자 자는 게 외롭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깨끗하고 넓은 호텔방에 도착하니 그런 마음이 싹 사라졌다.

밤에는 뜨거운 물로 목욕한 뒤 편의점에서 사 온 술과 롤케익과 푸딩과 과자 젤리 주스 삼각김밥 따위를 엄청 사서 호텔방에 풀어놓고 돼지처럼 먹었다. 에어컨 빵빵한 방에서 나 티비 보고 먹고싶은 거 먹으니 아주 신이 났다.

마침 티비에서 요후카시를 하길래 그거 보면서 아 짐 싸야되는데...라고 생각하고 잠깐 눈을 감았는데 아침이었다.

오랜만에 커다랗고 푹신한 침대에서 자니 몸이 너무 편안했는지 진짜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나보다.

다행히 알람을 맞춰놓고 자서 늦잠을 자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고 티비 틀어놓은 채 룰루랄라 짐을 꾸리고 공항 갈 준비를 했다.


체크아웃 시간은 10시이고 비행기 시간은 1시 20분이라 근처에서 밥이라도 먹고 갈까 고민하다 마땅한 밥집이 없어서 그냥 공항으로 갔다. 나는 이럴때라도 딱 맞춰 가려는 습관을 버려야겠다. 이날 공항에 두시간 40분 가까이 일찍 도착해놓고 국제선 국내선 방향을 되게 헤맸는데 밥 먹고 갔으면 큰일 날 뻔했다.


내가 공항에 도착했을 때 비가 조금 오더니 서울 온 이후로 오키나와 날씨는 계속 흐림 상태에 있다.

역시 난 해의 요정인가봄.





투명 콜라. 맛대가리 없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콜라 뽑았는데 탄산수만 나온 맛



GOOD




굿 베이 오키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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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개털 :

180714

2018. 7. 19. 22:42 from 카테고리 없음

전 날 새벽까지 싸돌아 다닌 탓에 또 되게 늦게 일어났다. 낮 12시 정도?

일어나 씻고 거실에 앉아 점심을 뭘 먹을지 고민하는데 유코상이 일어났길래 같이 편의점에 가기로 했다. 마침 노지마상도 거실에 있길래 같이 나가기로 했다. 참고로 노지마상은 작가이자 블로거이자 유튜버이자 방송인이라는 특이한 직업을 갖고 있었는데, 정확히 말하면 B급 음식(예를 들어 편의점 음식같은)을 여러 형태로 조합하거나 연구해 거기에 대한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
그 덕에 방송국에서도 가끔 출연 오퍼를 받는데 마침 그 날이 노지마상이 출연한 방송이 송출되는 날이었다. 진짜 특이한 사람이다.
난 사진에 특기도 없고 찍기도 귀찮아하는데 작가인 노지마상과 디자이너라는 유코상은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다니며 주변에 있는 온갖 것들을 찍어댔다.
덕분에 편의점 가는 길에 이것저것 특이한 풍경도 보고 이야기하면서 가니 지루하지 않아 좋았다. 편의점 앞에 괜찮은 식당이 있어서 거기서 나와 유코상은 타코라이스를 먹고 노지마상은 오키나와 카레란 걸 먹었는데 겈보기엔 그냥 노란 오뚜기 카레였다.
근데 놀라운 건 한 입만 먹어보니 맛도 오뚜기 카레였다. 왠지 인스턴트랑 똑같은 맛이라 하면 맛있게 먹고있는 사람 흥이 깨질 것 같아 그냥 한국카레랑 똑같은 맛이라고 했더니 두 사람이 되게 신기해했다.
밥 먹고 편의점에서 맥주사고 숙소로 돌아와 좀 쉬다가 바다에 스노쿨링하러 갔다.
난 수영복을 가져갈까 말까 하다가 날씨가 후질 것 같아 안 가져간 탓에 그냥 잠옷입고 수영했다.
평소엔 물 놀이도 잘 안 하지만 그 날은 아주 신나게 놀았다. 물 위에 둥둥떠서 멍하니 하늘 구경도 하고 유코상이 잡은 괴생물체랑 놀기도하고. 한 두 세 시간은 그러고 논 것같다. 덕분에 난 내 인생 최대로 까매졌는데 태국에서 장기체류 할 때보다 어째 더 탔다.

신나게 스노쿨링하고 돌아와 씻고 또 밥 준비를 했다. 이 날은 요리왕 이치로상이 체크아웃했지만 다른 새로운 게스트들이 쩌는 음식을 많이 준비해 맛있게 받아 먹었다.

밥먹고 테라스에 있는 이름을 잊은 자와 대화를 나눴다. 그 남자는 칸사이벤이 정말 강했는데 교토 출신의 신칸센 기관사였다.

여담으로 내가 그 게스트하우스에 지내면서 재미있던 건 신칸센 기관사를 비롯해 앞서 얘기했던 블로거 겸 유튜버 겸 기자 겸 방송인 노지마 상, 곧 얘기 할 니콘 직원, 서커스계에 있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된 유이네, 오케스트라를 관리?하는 마유미 등 다양하고 독특한 게스트들의 직업이었다. 내가 하는 짓은 특이한 축에도 못 낄 정도. 그만큼 다양한 사람이 모여있어 재미있던 것 같다.

암튼 다시 돌아와서, 그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린린과 유코상, 이름을 잊은 니콘 직원 아저씨가 합류해 다섯 명이서 엄청 떠들었다.

신칸센 기관사라는 남자의 이야기가 특히 재미있었는데 기관사가 정신적으로 엄청 스트레스가 강한 일이란다. 물론 안 힘든 일이란 없겠지만, 매 순간 1m, 1cm에서 1분 1초까지도 머릿속으로 계산하고 있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라 항상 예민한 상태라고. 그러면서 자긴 지금도 기차가 싫고 옛날에도 기차가 싫고 기차를 좋아한 적은 없다고.... 최근 있었던 신칸센 유혈사태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줬는데 아주 흥미로웠다.


사람들과 떠들다 갑자기 옥상에 올라갔다. 왜 올라갔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아무튼 올라갔다.

옥상에 누워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며 '소원을 빌어!!!!!'했으나 아무도 소원을 빌지 못 했다. 그때 누군가 키가 커지고 싶으면 키!!!!라고 말해. 하지만 반대로 키가 작아질 수도 있어.라는 썰렁한 농담도 했다.




바케모노 컬렉션

Posted by 개털 :

180714

2018. 7. 19. 22:20 from 싸돌

전 날 새벽까지 싸돌아 다닌 탓에 또 되게 늦게 일어났다. 낮 12시 정도?
일어나 씻고 거실에 앉아 점심을 뭘 먹을지 고민하는데 유코상이 일어났길래 같이 편의점에 가기로 했다. 마침 노지마상도 거실에 있길래 같이 나가기로 했다. 참고로 노지마상은 작가이자 블로거이자 유튜버이자 방송인이라는 특이한 직업을 갖고 있었는데, 정확히 말하면 B급 음식(예를 들어 편의점 음식같은)을 여러 형태로 조합하거나 연구해 거기에 대한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
그 덕에 방송국에서도 가끔 출연 오퍼를 받는데 마침 그 날이 노지마상이 출연한 방송이 송출되는 날이었다. 진짜 특이한 사람이다.
난 사진에 특기도 없고 찍기도 귀찮아하는데 작가인 노지마상과 디자이너라는 유코상은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다니며 주변에 있는 온갖 것들을 찍어댔다.
덕분에 편의점 가는 길에 이것저것 특이한 풍경도 보고 이야기하면서 가니 지루하지 않아 좋았다. 편의점 앞에 괜찮은 식당이 있어서 거기서 나와 유코상은 타코라이스를 먹고 노지마상은 오키나와 카레란 걸 먹었는데 겈보기엔 그냥 노란 오뚜기 카레였다.
근데 놀라운 건 한 입만 먹어보니 맛도 오뚜기 카레였다. 왠지 인스턴트랑 똑같은 맛이라 하면 맛있게 먹고있는 사람 흥이 깨질 것 같아 그냥 한국카레랑 똑같은 맛이라고 했더니 두 사람이 되게 신기해했다.
밥 먹고 편의점에서 맥주사고 숙소로 돌아와 좀 쉬다가 바다에 스노쿨링하러 갔다.
난 수영복을 가져갈까 말까 하다가 날씨가 후질 것 같아 안 가져간 탓에 그냥 잠옷입고 수영했다.
평소엔 물 놀이도 잘 안 하지만 그 날은 아주 신나게 놀았다. 물 위에 둥둥떠서 멍하니 하늘 구경도 하고 유코상이 잡은 괴생물체랑 놀기도하고. 한 두 세 시간은 그러고 논 것같다. 덕분에 난 내 인생 최대로 까매졌는데 태국에서 장기체류 할 때보다 어째 더 탔다.

신나게 스노쿨링하고 돌아와 씻고 또 밥 준비를 했다. 이 날은 요리왕 이치로상이 체크아웃했지만 다른 새로운 게스트들이 쩌는 음식을 많이 준비해 맛있게 받아 먹었다.

밥먹고 테라스에 있는 이름을 잊은 자와 대화를 나눴다. 그 남자는 칸사이벤이 정말 강했는데 교토 출신의 신칸센 기관사였다.

여담으로 내가 그 게스트하우스에 지내면서 재미있던 건 신칸센 기관사를 비롯해 앞서 얘기했던 블로거 겸 유튜버 겸 기자 겸 방송인 노지마 상, 곧 얘기 할 니콘 직원, 서커스계에 있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된 유이네, 오케스트라를 관리?하는 마유미 등 다양하고 독특한 게스트들의 직업이었다. 내가 하는 짓은 특이한 축에도 못 낄 정도. 그만큼 다양한 사람이 모여있어 재미있던 것 같다.

암튼 다시 돌아와서, 그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린린과 유코상, 이름을 잊은 니콘 직원 아저씨가 합류해 다섯 명이서 엄청 떠들었다.

신칸센 기관사라는 남자의 이야기가 특히 재미있었는데 기관사가 정신적으로 엄청 스트레스가 강한 일이란다. 물론 안 힘든 일이란 없겠지만, 매 순간 1m, 1cm에서 1분 1초까지도 머릿속으로 계산하고 있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라 항상 예민한 상태라고. 그러면서 자긴 지금도 기차가 싫고 옛날에도 기차가 싫고 기차를 좋아한 적은 없다고.... 최근 있었던 신칸센 유혈사태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줬는데 아주 흥미로웠다.


사람들과 떠들다 갑자기 옥상에 올라갔다. 왜 올라갔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아무튼 올라갔다.

옥상에 누워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며 '소원을 빌어!!!!!'했으나 아무도 소원을 빌지 못 했다. 그때 누군가 키가 커지고 싶으면 키!!!!라고 말해. 하지만 반대로 키가 작아질 수도 있어.라는 썰렁한 농담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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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개털 :

나키진 180714

2018. 7. 19. 13:29 from 싸돌

이 날은 엄청 늦게 일어났다. 낮 두 시 정도? 부엌에서 엄청 떠드는 사람들 때문에 진즉 눈은 떴으나 모든 게 귀찮고 숙소를 옮길까 말까 고민하던 참이라 침대에 한참을 누워있었다.
겨우겨우 침대에서 일어나 씻으려는데 울산 시스터즈(울산에서 온 대학생 두 명)가 샤워실 앞에 있었고 난 그 친구들에게 벌레의 존재를 알렸다. 그러면서 분위기가 내가 생각한 것과 달라 숙소를 옮길까 생각중이다 했더니 그 친구들도 2인실에 개미와 거미가 너무 많아서 하루만 자고 도망갈까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울산 시스터즈보다 하룻밤을 더 지내는 나는 일단 고민해봐야겠다며 인사하고 난 또 소파에 누웠다.
그때 사키짱이 거실로 왔고 나에게 점심을 먹었냐 물어서 방금 일어났는데? 했더니 엄청 놀랐다. 그러고는 근처에서 음악의 날이라는 티비 방송을 촬영하는데 같이 구경가자고 했다. 전날 카페에 갈 때 촬영 준비중이라고 길을 통제했는데 그게 그거였나 보다.
난 그날 온다는 가수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귀찮아서 안 간다했지만 이후 나라짱이 같이 가자고 졸라 결국 또 이치로상 차를 타고 그곳에 구경을 갔다.
갔더니 구경 온 사람들과 방송 스탭들로 북적였고 HY라는 밴드가 리허설 중이었다. 난 모르는 밴드인데 일본에서 꽤 유명하다고 한다.
리허설을 한 한 시간 한 뒤 생방으로 라이브 무대를 하고 밴드 멤버들이 올라와 팬들에게 악수를 해줬는데 나도 같이 서 있다가 얼떨결에 악수 하게됐다. 밴드 멤버와 악수하고 신난 나라짱에게 난 누군지도 모르는데 악수하고 잘 들었다고 인사까지 했어ㅋㅋㅋㅋ라며 엄청 웃었다.

이 날 저녁엔 츄라우미 수족관에서 불꽃놀이 행사를 했다. 사키짱과 나라짱은 불꽃놀이를 보러 간다 했으나 나는 사람 많은 건 질색이라 다른 사람들과 숙소에 남았다.
참고로 전 날 플루와 메세지를 주고 받는데 걘 금요일에 떠나는 비행기 표를 예매하던 중 다음날 불꽃놀이가 있단 걸 알고 월요일로 미뤘다고 한다. 아프단 놈이 그래도 할 건 다 하고 다니다 보다.

부엌에서 사키 짱과 이치로상이 만든 파스타를 먹고 나는 해변에 노을 보러 나갔는데 거기서 어떤 여자가 엄청 열심히 소라게를 찍고있었다. 그 사람은 그날 새로 들어온 유코상이었다.
유코상와 같이 바위? 위에서 사진을 찍고 노을을 본 뒤 저녁 준비를 하러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에선 매 저녁마다 각자 음식을 준비해 나눠먹는 행사가 있는데 난 요리 못 해서 마트에서 산 교자 데워서 올리는 짓을 했다.
그날은 불꽃 놀이를 보기 위해 특별히 옥상에서 만찬이 열렸다. 그 날은 단골 게스트들이 많이 빠지고 혼자 온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분위기가 훨씬 좋았다. 그 숙소의 분위기는 좀 복불복 성향이 강해보인다. 단골들이 많을 땐 친목이 너무 심해서 새로 온 게스트들은 도저히 끼어들 틈을 안 준다. 첫 날이 그랬다.
하지만 둘 째날은 정말 재미있었다. 불꽃놀이는 엄청 멀어서 소리도 안 들리는 수준이었지만 사람들과 같이 밥 먹고 떠드니 너무 좋았다.
밥을 먹은 뒤에는 와카사마 (본명 와카야마), 울산 시스터즈, 이치로상, 유코상, 노지마상과 불꽃놀이를 하고 사진도 찍고 신나게 놀아 재꼈고, 새벽에는 이치로상, 유코상과 플랑크톤?을 보러갔다. 밤바다에 물이 발목까지 차면 바닥에 미생물들이 반짝이는 걸 구경할 수 있는데 난 정말 듣도보도 못 한 광경이라 설명하기가 힘들지만 아무튼 정말 멋있다. 그 날 정말 많은 걸 했고 정말 재미있었다. 혼자 느긋하게 맥주 마시고 돌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보고 좋은 사진을 많이 찍는 것도 아주 좋다.



+
이 날의 충격적인 이야기는 50대로 보이는 아저씨가 한 분 있었는데 사실은 60세 였다는 것, 유코상이 서른이었다는 것, 그리고 프랑스 혼혈인 마유미가 40세 였다는 것!!!!!!!!!!




아이에게 꽃을 선물받고 답례로 노래를 불러준 밴드 멤버



​​


엄청 작은 불꽃을 보며



아이 엉덩이 유


불타고있는 울산 시스터와 그걸 찍고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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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개털 :

오키나와 북부 180713

2018. 7. 18. 12:05 from 싸돌

다음 숙소는 한국에서 먼저 예약하고 간 곳인데 예약 해놓고 조금 걱정을 했다.
원래 자마미를 가려다 까무러치게 비싼 숙소요금을 보고 포기한 뒤 아쉬운 대로 바다와 가까운 곳을 잡은 것인데. 저녁마다 음식을 만들어 파티?를 한다는 점과 단골손님이 많단 점이 영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혼자 여행을 다니기 때문에 숙소의 분위기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내가 어디로 갈 지 결정할 수 있게 하는 척도가 된다. 인위적인 모임이 아닌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과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그런 곳. 그래서 숙소 거실은 잠자리 이상으로 나에게 중요한 부분이다.
어차피 3일이나 예약한 거 다른 사람 못 만나면 그냥 바다 보면서 혼자 맥주나 마시지 뭐 하는 마음으로 일단 북부 쪽으로 움직였다.
요나미네에서 내려 숙소에 연락을 해 픽업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답장이 없어 시골길을 무작정 걸어갔다. 지도상으론 도보 25분 거리라 나왔지만 길의 모양새를 보니 도저히 25분만에 갈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다행히 숙소에서 바로 연락이 왔고 메세지를 늦게 봐서 미안하다고 지금 데리러 간다길래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갔다.
숙소는 내 생각보다 더 후미진 곳에 있었다. 지도에는 주변에 편의점도 있고 식당도 있다 했으나.. 절대 도보로는 갈 수 없는, 아니 갈 수 있지만 가다 탈진할 수도 있는 거리에 있었다. 특히 나처럼 자전거를 못 타는 사람에겐 더욱 취약한 위치였다.
날 픽업하러 온 게스트하우스 스탭(이하 린린)이 주변에 가게가 없으니 필요한 게 있으면 정류장 근처에서 사 가라며 편의점 앞에 내려줘 급하게 생리대를 구입했다.
숙소는 사실 게스트하우스라기 보단 펜션이랄지.. 위치도 그렇고 시설도 그렇고 아무튼 특이했다. 도미토리라고 불리는 장소가 리빙룸 바로 앞 복도에 붙어있는 것을 보고 당황했지만 난 이미 돈을 지불했고..
침대에 가방을 풀어놓고 거실 소파에 누워 린린과 대화를 하는 중 내 나이 또래로 보이는 여자애 두 명이 숙소로 들어왔고 곧이어 물고기를 든 아저씨 한 명이 등장했다.
여자애들과 아저씨는 서로 반갑게 인사하는 걸로 봐서 아는 사이같았다. 아저씨는 소파에 누워 우적우적 과자를 처먹는 나에게 지금 여자애들과 카페에 갈 건데 같이 가자고 말했고 얼떨결에 그 무리에 합류하게 되었다.
아저씨의 이름은 이치로였고 그 게스트하우스의 단골이었다. 여자애들 중 성숙해보이는 한 명은 나라, 피부가 시꺼멓게 탄 한 명의 이름은 사키였다. 참고로 걔들은 이전에 제주도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시스템인 '한 달 살기'의 일환으로 그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던 애들이었다.
사키는 호주에서 워홀을 한 뒤 귀국하여 곧장 그곳에 놀러온 거라 했다. 사키는 나와 동갑이면서도 굉장히 유들유들한 성격에 좀 엉뚱한 면이 있는 귀여운 애였다. 이런 말이 옳은지는 모르겠으나 솔직히 일본인같지 않았다. 좋은 의미로 한 생각이지만 걔가 들으면 또 어떨지 모르겠다.
이치로상의 차를 타고 넷이서 근처의 해변에 놀러가 사진도 찍고 바다도 구경하고 카페에도 갔다. 이치로상은 본인의 아이스크림을 나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바다 앞에서 사진도 찍어주는 둥 조카처럼 잘 대해주셨다.
그 날밤 저녁식사 때 다른 단골 손님끼리 지나치게 친목질하는 것과 도미토리에서 너무 많은 벌레를 본 것에 경악해 다음날 숙박비를 버리고 도망칠까 너무 많이 고민했지만, 이치로상과 사키짱이 너무 잘 대해준 탓에 숙소를 옮기진 않았다. 나라짱도 포함해 그 셋이 없었으면 아마 재빠르게 그곳을 탈출했을 것이다.





호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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