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이 흐르고 새해가 됨.
이로써 우리는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에 한 발 더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가능하다면 말이지).
사실 이 글은 한 해의 마지막 날에 쓰는 게 내 나름의 관행이지만 올해는 개 산책시키느라 그러질 못 했다.
그래서 1월1일 임시저장해 둔 게시물을 빌려 1월 6일이 되어서야 작성함.
18년엔 전반적으로 영화를 많이 보지 못 했고 영화관에도 자주 못 갔다.
1월부터 2월까진 태국에 있었고 그 후론 새빠지게 바빴기 때문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작년에 본 영화 다 세어봤더니 그래도 얼추 190편 정도는 되는 거 보니 쌔빠질 정도로 바쁘진 않았나봄.
아니 근데 극장을 12번 밖에 안 갔다고? 충격이네
특히 땜빵난 달이 세 번이나 있는 게 압권.
아무튼 내가 정리하면서도 진짜 이게 다인가 싶었지만 일단 나열해 봄.
1월: 원더풀 라이프
2월: 코코, 셰이프 오브 워터
3월: 쓰리 빌보드
4월:
5월: 버닝
6월:
7월: 서버비콘
8월: 어느 가족
9월:
10월:
11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나츠메 우인장-세상과 연을 맺다, 보헤미안 랩소디
12월: 은혼2, 하나 빼고 완벽한 뉴욕 아파트, 미스터 스마일, 부탁 하나만 들어줘
VOD및 DVD감상: 서바이벌 패밀리, 플로리다 프로젝트, 레디 플레이어 원, 레이디 버드, 팬텀 스레드, 소공녀,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재개봉작인 원더풀 라이프 빼고 기억에 남는 작품을 고르자면 셰이프 오브 워터, 쓰리 빌보드, 버닝, 어느 가족 정도.
그 외 DVD따위로 본 것들은 다 좋았다.
시간이 없거나 개봉관이 없어서 부득이하게 극장에서 못 본 거라 매우 아쉬움.
DVD 관람작까지 포함해서 가장 좋았던 영화는 소공녀.
사실 소공녀는 그냥저냥 편하게 보면서 영화 끝날 때까지 미소(주인공) 존나 뻔뻔한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 했는데 그러고 며칠 동안 자꾸 이 영화가 머릿 속에 떠오르고 점차 미소라는 캐릭터를 이해하게 되었음.
좋은 영화는 영화가 끝난 뒤 비로소 시작된다고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참 괜찮았다. 영화관에서 못 본 것이 아쉬움.
사실 작년 여름쯤 영화 용순을 보고 분노의 글을 써갈기다 쓰레기같은 컴퓨터가 다운되는 바람에 다 날린 적이 있음.
내용은 대충 후진 독립영화(용순같은 영화)에 대한 짜증에서 시작해 후진 독립영화 감독과 후진 독립영화 팬층에 대한 분노로 진행되는 글이었는데 거기에 뭐 못 만든 영화 인디라고 빨아주고 관객 수준 운운하며 징징대는 인간들 개띠꺼움 이런 얘기도 썼던듯.
그렇게 이상한 분노에 가득차 있다가 얼마 후 소공녀를 봤는데. 뭔가 눈과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었음.
역시 상업영화든 독립영화든 결국 좋은 영화는 좋고 후진 영화는 후지다는 게 학계의 정설.
참고로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내 생애 처음으로 슬림형 담배를 사 보았다.
나츠메 우인장은 냥코센세 팬(..)인 친구따라 보러 감.
난 나츠메 우인장 시리즈를 아예 처음 보는 거였는데 보면서 든 생각은 '어떻게 이런 내용을 6기까지 만들었지?'
사실 중간부터 계속 졸아서 잘 기억도 안 남.
은혼2는 겨우 봄.
왜냐면 안 그래도 별로 없는 메가박스 단독개봉인데 그 마저도 아침이나 심야에 한 두번밖에 안 해줘서.
참고로 나츠메 우인장 본 애랑 같이 봄. 영화관엔 여성팬이 많았다.
마지막엔 약간 각색?이 들어간 걸 보니 2를 마지막으로 다음 영화는 안 나오려는 듯? 뭐 돈있으면 또 찍겠지만.
어차피 이런 영화는 원작팬을 위한 팬서비스 그 이상의 가치는 별로 없다고 생각해서 2까지만 하고 끝나는 게 나은 것 같다.
그 대신 개봉 전에 시도했던 웹드라마 형식으로 이어나가는 건 재미있을듯.
그나저나 오구리 슌은 확실히 좀 비범한 인물같음. 그 옛날 꽃보다 남자 루이 시절엔 겁나 싫어하다가 키사라기 미키짱이나 딱따구리와 비같은 작품보고 팬 됐는데, 꾸준히 애니 실사영화 찍는 거나 아라카와 언더 더 브릿지 출연하고 싶다고 직접 연락했다는 거 보면..... 좋은 의미로 오덕끼+똘끼가 심한 것 같다. 뭐 그래서 좋다는 말임.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는 누가 재미있다는 소문을 들었다는 소문을 듣고 보게 됨. 재미있었다.
근데 보면서 완전 미타니 코우키인데? 싶어서 검색해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표절 의혹이 있었더군.
정확히는 GHOST IN THE BOX!라는 무대 원안을 훔쳤다는 의혹인데, 그 극본가도 미타니 코우키의 영향을 받은 사람이라고. 이뭐병.
한국 사이트엔 관련글이 별로 없어서 일웹 좀 뒤져보니 최근까지도 각본가랑 감독이랑 싸우고 있는듯 하다.
무대는 내가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확실히 미타니 코우키 감독의 테이스트가 강하긴 하다(특히 라디오의 시간+미타니 코우키 대공항이 쓰까진 듯한 스멜).
미타니 코우키 자체가 원래 극작가이기도 하고.
그런 점에 있어서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도 완전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는 아님.
다만 미타니 표절이라는 생각은 별로 안 들고 그냥 미타니 코우키의 영향을 무지 많이 받은, 이건 이것대로 재미있는 독립적 작품이라고 생각함.
그리고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소재란 결국 비슷하군. 그런 생각 정도.
여담으로 표절이다vs아니다로 싸우는 일웹 댓글에 '아니 이건 쿠도 칸쿠로 표절이다'라고 쓴 한 네티즌의 고독한 외침이 인상깊었음.
그 외 한 줄평
보헤미안 랩소디: 소문났기로 소문 난 잔칫장 맛 그냥저냥
부탁 하나만 들어줘: 페미니스트들이 10점 줄 것 같은 영화
서버 비콘: 배우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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