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에서 총 28일을 보내고 지금은 스페인 세비야에 와 있다.
리스본 떠나기 전까진 그냥 아쉽다는 생각만 들었는데 밤에 세비야행 버스를 타고 갑자기 울컥했다. 나 원래 이렇게 감성적인 사람이었나? 벌써 리스본의 사람들이 그립다

포르투갈 떠나기 전 날을 기념하고자 새미,씨씨,카야와 일 끝나고 리스본에서 한 잔 하기로 했다. 그리고 카야는 옷 가게에서 우연히 만났다는 한 여성과 나 빼고 다 아는 의문의 브리티시 여성 둘을 데려오겠다고 했다.
옷 가게 직원 여성이 먼저 조인했는데 브라질 출신 20살 먹은 루라는 아이였다.
이 아이의 권유로 핑크 스트리트로 가게 됐는데 웬걸 밤이 되니 그곳은 개막장 그자체였다.
흡사 카오산 밤 길처럼 빡센 복장을 한 언니들이 무료 샷을 주겠다며 우릴 술집으로 무작정 이끌었고 어떤 아재는 내 귀에 코카인 안 필요하냐며 속삭이기도 했다.
그렇게 그 아이 손에 이끌려 술집(을 가장한 무도회장)에 들어가게 됐는데 입구에 서니 다짜고짜 아가리를 벌리라며 나발로 입에 술을 부어줬다.
위 사진은 줄 서서 그걸 기다리고 있는 청년들.
우린 그냥 맥주 마시면서 수다나 떨고싶었을 뿐인데.. 나의 리스본은 이렇지 않아...
그렇게 시끄러운 술집 몇 군데를 전전하다가 도저히 못 있겠어서 좀 더 조용한 곳에 가자고 했고 카야가 찾은 한 바로 다들 향했다.
근데 진심 한 30분은 걸은 것 같고 갈 수록 외지고 사람 한 명없는 이상한 골목이었다.
브라질 아이는 이때부터 약간 빡쳐있었고 니 지금 잘 가고 있는 거냐고 재차 물었다.
조금만 가면 나올 거라는 카야 말에 우린 알 수 없는 그 바로 계속 향했고 카야가 드디어 다 왔다!!!라며 모퉁이를 도는 순간 진심 족히 100명은 되어 보이는 남성들이 길거리에 맥주를 마시며 진을 치고 있었다.
카야는 왜 우리를 게이바로 인도한 것인가.
새미와 씨씨는 살면서 그렇게 많은 남자 무리를 처음 봤다며 ㄷㄷㄷ했고 이때 브라질아이는 완전히 빡이 돌았다.
그렇게 다른 곳 찾아보자며 좀 더 걷다가... 나와 씨씨 새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결국 이스토릴로 탈주ㅇㅇ 브리티시 여성의 정체는 영영 모르게 되었다.

떠나기 전 날 낮 씨씨와 parque까지 걷다가 들어간 인디시네마. 영화제가 한창이었는데 그놈의 화양연화는 여기서도 상영중이었다

마지막 이스토릴 풍경


씨씨와 영국에서 보기로 약속하며 마지막 맥주를 마셨다



그리고 리스본 떠나기 직전 드디어!! 파두 공연을 봄. ㅅㅈ언니가 그렇게 보고싶어했던..
가면 포트와인 한 잔을 준다.
공연은 50분 정도로 짧은 편인데 이주 재미있었다. 특히 기타 연주가 압권!!!
안 보고 갔으면 정말 후회했을 것 같다.
공연장은 대부분 아주머니 아저씨들이었다.

축구 경기로 길바닥이 진을 치는 중



그리고 그 전 날 빈티지샵에서 구매한 엽서들을 한국에 부치고 세비야행 버스를 탔다.
리스보아 진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