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싸우고 열받아서 집 나갔다가 춥고 할 짓 없어서 영화 컨택트를 봤다.
일전에 누가 재미있다고 귀띔해줘서 찾아봤다가 포스터가 멋져서 기억하고 있던 영화. 참고로 한국판 포스터는 저 우주선?안에 영화제 노미네이트 경력을 겁나 빼곡히 적어놓음ㅋㅋ 그러라고 만든 포스터가 아닐텐데 이 새끼들아?
그리고 제목도 한국에선 컨택트로 바뀌었는데 원제는 어라이벌이다. 이미 동명의 유명 SF영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굳이 제목을 바꿨는지는 나도 모름.
아마 어라이벌이란 의미심장한 제목보다 컨택트란 단어가 더 직접적이어서 그랬거나 그냥 영화 콘택트에 묻어가려고 그랬거나 둘 중 하나인듯. 덧붙이자면 일본은 한 술 더 떠서 '메세지'라는 제목으로 개봉함. 촌스러
사실 주변에서 너무 재미있다고 오바육바 떠는 영화치고 건진 게 거의 없어서(ex 너의 이름은) 이것도 딱히 기대 안하고 봤는데 으아니????? 웬걸!!????!!!!!!!! 완전 재미있음.
왓챠 예상별점 신봉자인 나는 이로 인해 왓챠와의 더 큰 신뢰관계를 형성하게 됨.
일단 몰입도가 상당히 높다. 러닝타임이 두 시간에 가까운 데다 영화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다운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긴장과 이완의 완급조절이 좋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된다.
그리고 그런 몰입도에 한 몫, 아니 두 몫 정도 하는 것이 바로 음악인데 그만큼 음악이 상당히 훌륭함. 찾아보니 골든글로브 음악상에 노미네이트 됐었는데 아쉽게도 수상은 못 함. 왜냐면 경쟁작이 라라랜드임. 안될고야 아마...........
영상도 훌륭한 편이다. 특히 폭발 장면은 잠깐 숨이 멎을 정도로 멋졌다. 안개가 자욱한 화면들도 좋았고. 그것 때문에 영화 미스트가 자꾸 떠오름 더군다나 외계인 생김새도 좀 비슷해서_-
세간에는 각본이 원작에 못 미친다는 얘기도 있는데 이런 이야기는 원작 베이스로 만들어진 대부분의 매체들이 항상 듣는 소리이기도 하고; 내가 원작을 못 봐서 딱히 할 말은 없다.
개인적으로 감독 드니 빌뇌브와 주인공 에이미 아담스는 각자 영역에서 그들 또래 중 가장 활동적이고 성공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두 사람이 만나 또 다른 훌륭한 시너지를 일으킨 것도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다.
암튼 오랜만에 괜찮은 SF영화 한 편을 만나게 되어 매우 기쁨. 맨 오브 칠드런같은 조용하고 독특한 분위의 SF영화를 선호하는 사람들이라면 아주 재미있게 볼 것이라고 생각함.
다만 빠르고 화려한 블록버스터 영화에 익숙한 사람이나 인터스텔라처럼 장대한 영상미를 원하는 사람들에겐 다소 지루할 수도.
실제로 내 옆에 커플은 계속 졸았음. 그리고 이제 SF영화의 모든 기준은 인터스텔라가 된 건지 내 뒷자리 남자들은 '인터스텔라보다 노잼임'이라는 말과 함께 '아놔 그레이트 월이나 볼 걸'하고 나감. 그거 아직 개봉 안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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