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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9. 9. 19:51 from 짖기

 

1. 학과 사정으로 전공과목이 전부 휴강하는 바람에 개강 2주차인데도 방학과 다를바 없이 살고있다.

물론 곧 웰컴투헬이 날 후려치겠지만ㅇㅇ 요즘은 날이 좋아서 밖에 나가는 일이 썩 싫지 않다.

엊그제는 오전에 수업이 끝나 친구들과 근처 카페에 가서 음료를 마시고 그 옆 빵집에서 빵을 사 학교 노천카페에서 먹었다.

스스로 학교병진 총장병진을 입에 달고 살지만 우리 학교의 경치 하나는 정말 죽여준다.

학교 근방 개인 카페와 꽃집, 빵집 주인분들도 정말 친절하고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정이 가는 동네다.

어제는 혼자 종로에 갔다가 광화문 교보문고를 들러 필요한 것을 사고, 귀여운 우주인 스티커도 하나 샀다.

난 귀여운거 즐 예쁜거 즐 무조건 멋있는거!!!!!하는 스타일이지만 의외로 스티커같은 잡스러운 것을 좋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들을 어딘가에 붙인다거나 하는 행위는 일절 하지 않고 오로지 수집에만 목적이 있다.

그래도 가끔 내 물건에 붙이고 싶은 욕구가 드는 스티커들이 있지만 붙일 곳이 없다. 휴대폰은 너무 작고 MP3는 실종되고

노트북은 갖고있지도 않다. 예전에 CDP에 붙이고 다닌 기억은 있지만 CDP는 고장나서 휴대의 기능을 상실했다.

스티커를 붙일 수있을만한 물건을 갖고싶다.

 

2. 머리 염색한지 두달쯤 된 것같은데 벌써 질리고 구려보인다.

검은 머리일때는 아무 옷이나 입어도 그런대로 어울렸는데 머리가 밝아지니 푸른 계열 옷을 입으면 서로 색이 충돌하고 개 촌스러워진다.

특히나 나는 퍼런 옷이 많아서 요즘 입을 옷이없다ㅡㅡ 몇 개 갖고있는 베이지계열 옷들을 돌려입는데 안색이 어두워보이고 늙어보인다. 결국 백의민족, 저승사자로 돌아오게된다. 처음 염색했을때 일진 유학생같단 친구 말에 뭐래 병시나 이쁘기만하구만 하핳핳 했지만 정말 볼수록 촌스러운 재미교포같이 생겼다. 다시 검정으로 염색하고 싶은데 현재 머릿결이 겨털만도 못 해서 어쩔 도리가없다 샹.

 

3. 냉장고 부탁하는 프로 문자 투표에 당첨됐다. 그냥 생각없이 보다가 엄마가 저번에 문자 보내봤다고 했던 말이 떠올라 호기심에 한 번 보내보고(심지어 100원이 아까워 보낼까 말까 한참 고민했다.) 그대로 머릿속에서 잊혀졌는데, 다음날 의문의 번호가 부재중에 찍혀있었다. 구글에 그 번호를 검색해보니 jtbc 홈페이지에 어떤 시청자가 쓴 글이 나왔고, 내용은 나한테 전화 온 번호가 같은 번호로 당첨 됐다고 전화가 와서 주소와 이름 주민번호를 물어 대답해줬는데, 아무래도 찜찜해 다시 전화해보니 전화를 받지 않아 불안하다 이게 정말 방송국 번호가 맞느냐.하는 글이었다.

난 그걸 보고 뭐야 샹 신종 보이스피싱인가? 하며 더 검색을 해봤지만 그 외에 다른 정보를 얻을 수없었다.

그리고 문자 당첨된 사람들이 올린 글들을 찾아보니 다들 주소와 이름 외의 신상은 묻지않는다 써있었다.

평소같았음 부재중은 씹고 말지만 너무 궁금한 나머지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고, 여자가 받았다.

누군데 전화 했삼?하는 내 질문에 그 여인은 내 번호를 물었고, 내 번호를 말했더니 니가 문자 투표에 참여해서 당첨이 되어 상품을 보내줄거니 니 이름와 주소와 주민번호를 까라고 말했다.

분명 주소랑 이름만 물어본다는 블로그 글과 그 전에본 글이 떠오르며 난 불안해지기 시작했고, 이런게 원래 주민번호를 요구하는거냐 물었다. 그 여인은 현금과 같이 취급해서 어쩌고저쩌고 신고를 해야되기때문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난 평소에도 의심이 존나 많고 수년전 이런 비슷한 수법으로 보이스피싱 당한 흑역사가 있어서(물론 그새끼들을 추적&신고해 돈을 되돌려받았다.) 그 여인의 말이 영 못 미더웠고, 방송국이란걸 내가 확인 할 수있는 방법이 없냐는 내 물음에 어이없단듯 반응했다. 아니 시발 인간적으로 요즘같은 세상에 모르는 사람한테 주민번호 막 까고 하는게 안 걱정 될 수있나?

물론 빌어먹을 국민카드가 내 주민번호를 13억 중국 동포들에게 뿌려 존나 너덜너덜해졌단건 알지만, 요즘은 벼룩의 간이며 쓸개며 척수까지 뽑아 쳐먹는 더럽고 추잡한 세상이기 때문에.

암튼 그 여인은 진짜가 아니면 니가 2라운드에 문자 보낸걸 내가 어찌앎? 갖기 싫음 마셈.이라 말했고 난 그 말에 어느정도 설득당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사기였다면 초장부터 꺄하 님하 당첨 축하혀!!!%^^$##$@@@라고 지랄발광을 하며 날 꾀었을텐데, 이 여인은 그 태도와 목소리가 매우 '난 니가 당첨이 되던말던 관심없고 ㅅㅂ존나 퇴근이나 하고싶다.' 그 자체였기 때문에 더욱 설득력있게 들렸다. 그리고 평소같으면 찝찝해서 까짓거 안받고 말텐데 요즘 개거지 라이프를 사는 나에게 꽁돈의 유혹은 너무도 달콤하고 섹시해서 결국 내 신상을 까발리고 말았다.

그리고 오늘 홈페이지에 내 이름이 당첨자로 올라온 걸 확인하고 안심 후 꽁돈 예아@@@!!!!를 외쳤다.

사실 내가 관심없어서 그렇지 난 이런 뽑기에 운이 꽤 좋은 편이다.

십 여년전 공개 코미디 프로에 빠졌을때 방청 신청을 하면 10의 8은 꼭 당첨됐고, 엠넷 홈페이지에 대충 써갈긴 앨범 한 줄평이 감상평 이벤트에 당첨돼 상품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투표 종료 몇 초전 걍 한 번 보내본게 당첨돼 몇 번이나 보냈던 엄마를 무안하게 만들었다 낄낄

상품권 보내준다던데 그걸로 뭐할지 고민중. 영화를 쳐볼까 책을 사볼까 꼘꼘 의심 겁나하던게 뻘쭘할 정도로 설렌다 샹

여담으로 이 프로 시청자게시판을 우연히 봤는데 매우 판타스틱했다.

평일에 보기 힘드니 주말로 시간을 옮겨달라는 사람, 아내를 위해 음식을 만들어달라는 사람(그 셰프 레스토랑을 데려가면 되잖아?), 맞는 맞춤법을 자기가 틀리게 고쳐놓고 제작에 신경 좀 쓰라는 사람.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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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개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