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 찐막

2024. 6. 4. 06:23 from 카테고리 없음

포르투갈에서 총 28일을 보내고 지금은 스페인 세비야에 와 있다.
리스본 떠나기 전까진 그냥 아쉽다는 생각만 들었는데 밤에 세비야행 버스를 타고 갑자기 울컥했다. 나 원래 이렇게 감성적인 사람이었나? 벌써 리스본의 사람들이 그립다

포르투갈 떠나기 전 날을 기념하고자 새미,씨씨,카야와 일 끝나고 리스본에서 한 잔 하기로 했다. 그리고 카야는 옷 가게에서 우연히 만났다는 한 여성과 나 빼고 다 아는 의문의 브리티시 여성 둘을 데려오겠다고 했다.
옷 가게 직원 여성이 먼저 조인했는데 브라질 출신 20살 먹은 루라는 아이였다.
이 아이의 권유로 핑크 스트리트로 가게 됐는데 웬걸 밤이 되니 그곳은 개막장 그자체였다.
흡사 카오산 밤 길처럼 빡센 복장을 한 언니들이 무료 샷을 주겠다며 우릴 술집으로 무작정 이끌었고 어떤 아재는 내 귀에 코카인 안 필요하냐며 속삭이기도 했다.
그렇게 그 아이 손에 이끌려 술집(을 가장한 무도회장)에 들어가게 됐는데 입구에 서니 다짜고짜 아가리를 벌리라며 나발로 입에 술을 부어줬다.
위 사진은 줄 서서 그걸 기다리고 있는 청년들.
우린 그냥 맥주 마시면서 수다나 떨고싶었을 뿐인데.. 나의 리스본은 이렇지 않아...
그렇게 시끄러운 술집 몇 군데를 전전하다가 도저히 못 있겠어서 좀 더 조용한 곳에 가자고 했고 카야가 찾은 한 바로 다들 향했다.
근데 진심 한 30분은 걸은 것 같고 갈 수록 외지고 사람 한 명없는 이상한 골목이었다.
브라질 아이는 이때부터 약간 빡쳐있었고 니 지금 잘 가고 있는 거냐고 재차 물었다.
조금만 가면 나올 거라는 카야 말에 우린 알 수 없는 그 바로 계속 향했고 카야가 드디어 다 왔다!!!라며 모퉁이를 도는 순간 진심 족히 100명은 되어 보이는 남성들이 길거리에 맥주를 마시며 진을 치고 있었다.
카야는 왜 우리를 게이바로 인도한 것인가.
새미와 씨씨는 살면서 그렇게 많은 남자 무리를 처음 봤다며 ㄷㄷㄷ했고 이때 브라질아이는 완전히 빡이 돌았다.
그렇게 다른 곳 찾아보자며 좀 더 걷다가... 나와 씨씨 새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결국 이스토릴로 탈주ㅇㅇ 브리티시 여성의 정체는 영영 모르게 되었다.


떠나기 전 날 낮 씨씨와 parque까지 걷다가 들어간 인디시네마. 영화제가 한창이었는데 그놈의 화양연화는 여기서도 상영중이었다

마지막 이스토릴 풍경

씨씨와 영국에서 보기로 약속하며 마지막 맥주를 마셨다

그리고 리스본 떠나기 직전 드디어!! 파두 공연을 봄. ㅅㅈ언니가 그렇게 보고싶어했던..
가면 포트와인 한 잔을 준다.
공연은 50분 정도로 짧은 편인데 이주 재미있었다. 특히 기타 연주가 압권!!!
안 보고 갔으면 정말 후회했을 것 같다.
공연장은 대부분 아주머니 아저씨들이었다.

축구 경기로 길바닥이 진을 치는 중


그리고 그 전 날 빈티지샵에서 구매한 엽서들을 한국에 부치고 세비야행 버스를 탔다.
리스보아 진짜 안녕

Posted by 개털 :

리스본 26일차

2024. 5. 30. 09:23 from 싸돌

너무 많은 일이 있었는데..
차마 다 기록하지 못 했다 (귀찮고 기억도 안 남)

술 먹고 귀가한 날 폰에 찍혀있던 알 수 없는 사진들 중 하나

리스보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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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개털 :

리스본 5일차

2024. 5. 10. 06:36 from 싸돌

리스본(정확히는 그 언저리) 도착하고 세상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벌써 5일이 지났다.
아직 아부다비에서의 찝찝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바로 일을 시작하고 비바카드 만들고 사람도 만나고 하느라 체감 2주는 지난 것 같은 피로감.
mean girls 사이에서 고통받느라 더 피곤한듯.
오늘은 좀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월요일 첫 날 이후 케이트가 일하러 나오지 않았다가 오늘 복귀했는데 이틀 전부터 동생 마리나가 아파서 간호를 했다고 한다.
안그래도 동생때문에 경황이 없어 보였는데 하필 오늘 일이 터졌다.
같이 c família에 배달을 갔는데 집주인 대신
장애를 가진 그 집 아들이 나왔고 그 남자가 케이트에게 악수를 권했다.
여기까진 뭐 의례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그러려니 했는데 남자가 갑자기 케이트의 손에 키스를 하고 팔을 자기 얼굴에 부비며 가슴 쪽으로 끌어안으려고했다. 이때 위기감을 느끼고 바로 바이하고 나왔지만 명백한 성희롱 사태에 그녀의 기분은 이미...
좀 이상하다 느껴졌을 때 내가 재빨리 팔을 잡고 끌고 나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 한 것이 너무 후회됐다.
그리고 돌아오자마자 마르타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다시 리들에 물건 받으러 갔는데 이미 분위기가 쉣이었다. 왜 하필 오늘 그딴 일이?
아무튼 어떻게든 애 진정시켜서 보냈는데 나란 인간 왜 이렇게 위로를 못 하는지.
그 집 10년동안 다니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고 하는데 그게 왜 우리에게 벌어지냐고.
일 끝나고 사람들과 대충 라자냐로 저녁 떼우면서 계속 욕했다.
아 그래도 오늘 낮에 카이스두소드레 앞에서 나보고 손하트 날리던 놈 때문에 개짜증났는데 클라라 행님이 갑자기 충격과 공포의 애교를 부리며 손하트 해줘서 바로 상쇄됨. 이거 아니었으면 내일까지 기분 더러웠을듯

그 유명한 Pastéis de Belém
이곳이 리스본의 성심당입니까?

lap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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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개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