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둘째 날
둘째 날 이토시마로 넘어가기 전에 북오프에 들러 어김없이 가챠를 돌렸다. 원래 사고 싶은 씨디 몇 장이 있어 간 거였는데 내 친구 피카츄 살 때 옆에서 껄쩍대다가 씨디는 구경도 못 함.
하지만 씨디 따위 안 보길 잘 한것이 거기 피규어 코너 알바생이 너무 잘생겼었다. 사실 처음엔 얼굴 제대로 보지도 않았다가 친구가 짤짤이 정리한다고 한참을 동전 고르고 있는 모습이 웃겨서 껠껠하고 웃다가 그 알바생을 올려다 봤는데.... 우릴 보며 씨익하고 미소짓는 모습이???????오 지저스?????김재원도 울고 갈 살인미소ㅋㅋ ㅋ ㅋㅋ ㅋㅋㅋ ㅋ 눈을 민트로 박박 씻은 느낌. 개안한 느낌. 상쾌한 기분!!!!!
웃긴 건 마지막 날이었나 숙소에 누워있다 친구한테 '야 나 그 알바생 자꾸 생각 나.' 했더니 자기도 지금 그 사람 생각하고 있었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씨 타국인 두 명을 순식간에 홀린 북오프ㄴㅅㅌㅈ점 알바생 분..... 꿈에라도 다시 나와주세요. 얼굴이 잊혀지려 해요....
잘생긴 알바생을 뒤로 하고 예약해 둔 숙소가 있는 마에바루 역으로 갔다. 에어비앤비는 이번에 처음 이용해 봤는데 아주 만족스러웠다. 숙소의 주인인 노기타 부부는 결혼하고 1년 동안 세계일주를 한 뒤 남편 분인 노기타상의 고향 이토시마로 돌아 와 숙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 숙소에 도착했을 땐 노기타상만 계셨는데 동네를 구경시켜 준다 길래 같이 동네를 산책?하고 골목골목의 다양한 가게에 들어가봤다.
처음에 목재로 여러 생활도구도 만들어 팔면서 카페도 같이 운영하는 가게에 갔는데 여기서 내 친구는 수제 주걱을 삼ㅋㅋㅋㅋㅋㅋ 가격은 2천엔 좀 안 됐던듯. 그 모습보고 노기타상에게 '얘가 젊은데 좀 아줌마같은 구석이 있어요 깰깔꺌' 했더니 그 주걱 자기도 갖고 있다고ㅋㅋㅋ 밥이 잘 퍼진다고 나무 주걱 찬양하심. 참고로 같이 팔던 나무 도마는 노기타상 친구분이 만드신 거라고. oh지인장사oh
그 다음에 무슨 일본인형 만드시는 분 가게가서 인형도 구경하고 카마보코 가게에서 카마보코 샀다. 주인 아주머니가 벚꽃 보면서 먹으라고 서비스로 어묵도 하나 더 넣어주심~_~ 나중에 또 상술하겠지만 결국 그 어묵 다음 날 엄한 데 가서 먹었다.
신나게 돌아다니고 노기타상이 우리에게 다른 일정있냐해서 친구가 바다 보고싶다길래 슬슬 싸댕겨보려고요ㅇㅇ했더니 아내 분이 곧 퇴근해서 같이 집 갈건데 가는 길에 차로 바다 앞에 내려주겠다 하셔서 좋다고 함. 뭔가 신세지는 것 같아서 죄송했는데 그래놓고 둘 다 거절은 절대 안 함ㅋㅋㅋㅋㅋㅋ 아이고....안 그러셔도 되는데......하지만 그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암튼 역에 가서 아내 분인 카나상을 만나 차를 타고 가후리로 이동했다. 마에바루도 만만찮게 조용했는데 가후리는 그것보다 훨씬 더 조용하고 바다도 짱 멋지고 짱 좋은 동네였다.
아 근데 우린 근처에 떨궈주고 바로 갈 줄 알았는데 그 근처에 벚꽃이 예쁜 장소에도 데려가 주시고 액자가게에도 데려가 주시고 고양이가게에도 데려가 주시고 노을 지는 시간에 맞춰 해변에도 데려다 주심;;; 참 여기저기 여행하면서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지만 일본식? 친절함은 늘 고마움과 동시에 미안함+부감감을 동반해서 내 몸을 배배 꼬이게 함.
그 부담감 때문이었는지 그냥 피곤했던 건지 거기서 헛소리 겁나 많이 함. 벚꽃이 너무 예뻐서 서로 사진 찍고 노는데 카나상이 한국에서도 벚꽃 밑에서 음식 먹고 술 마시고 노는 하나미가 있냐길래 음식 먹는 건 모르겠지만 벚꽃 구경은 한다 했더니 그럼 한국에선 그걸 뭐라 부르냐 물으심. 근데 순간 뇌에 과부하가 걸린 건지 벚꽃축제를 어떻게 말 해야할지 생각이 안 나서 '사쿠라 페스티벌'이라고 했는데 존나..무슨.... 맞는 말이긴 한데.... 내가 페스티벌이라고 했더니 오잉?하는 표정을 지었는데 마치 후지 락 페스티벌이나... 그런 걸 상상하신 듯 함. 한국의 명물 붥-꼬웇 페스티발 in 여의island!!!!! 역시 촛불집회의 국가!!!!! 예아!!!!!! 도 아니고 이 무슨 시발. 돌잔치도 영어로 하면 락페스티벌이 되는 뉘앙스의 위대함을 간과한 내 잘못임.
이 다음에도 다자이후 안 가냐는 말을 내 멋대로 다이후쿠로 듣고 잠깐 서로 말 안 통하고. 다시 생각해봐도 어이없다.
숙소 근처에 있던 카마보코 가게.
물고기가 넘 사실적이라 귀엽고 징그러움
고양이(물건을 파는)가게에서 고양이 탈을 쓴 카나상과 고양이 똔꼬와 주인 아주머니.
아주머니가 한국말로 연신 고양이 귀엽다~ 고양이 귀엽다~ 라고 말 하셨는데 가게를 나오면서 카나상이 네코가 한국말로 코야이 맞아요? 하길래 '고양이'라고 알려줬더니 그 다음날 인스타그램에 '네코는 한국말로 고양이!’ 라고 글 올리심ㄲㄲ 카와이잉
밤에 근처 술집 갔다가 배부른 상태라 대충 토마토랑 연어&아보카도 시켰는데 저 따위로 나옴ㅋㅋㅋ 연어 아보카도 샐러드가 너무 생각치도 못 한 비주얼로 나와서 당황스럽긴 했는데 맛은 있었음..
저거 보고 친구랑 우리 무슨 브런치 먹으러왔냐 색 조합 죽인다 푸드스타일리스트 같다 이러고 한참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