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썅 벌써 4월 말이라니
치열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썩어 사느라 오딱질도 못 하고 일기도 못 쓰던 와중에 짧게 일본에 다녀 왔다.
사실 저번주에 귀국했는데 귀찮고 피곤해서+내 사생활이 담긴 글을 쓰면 내가 아는 누군가가 우연히 내 블로그에 들어 와 '뭐야 이 새키 완전 오타쿠였잖아?'할 것 같은 쓸데없고 뒤 늦은 불안감에 여행기를 안 쓰고 있었음.
근데 시간 지날 수록 여행에 대한 기억이 내 뇌 속에서 사라지고 있는 게 느껴져서....뒤 늦게 써 본다.
작년 말 백수 상태일 때 같은 백수 친구와 우리 콧바람이나 쐴까 후훗? 하고 프로모션으로 뜬 후쿠오카 행 비행기 티켓을 샀다가 ㅇ둘 다 일터가 생겨서; 취소도 안 되고 어쩌지 씨뿌엥 했는데 결국 어찌저찌 잘 도착함.
첫 째날은 우리가 좀 늦게 도착한 것도 있고 비온 뒤라 날도 흐리고 해서 딱히 많은 일을 하지 않았다. 나카스 강 산책하고 요도바시카메라가서 가챠 돌리고 맥주 한 잔씩 한 게 그것의 전부.
친구는 일본 여행도 처음이고 오타쿠도 아니기 때문에 가챠 돌리러 가자하는 게 처음엔 눈치보였으나 막상 가니 얘가 더 많이 뽑음ㅋㅋㅋ 그래서 결국 여행기간 내내 가챠 뽑으러 다녔는데 오딱인 나는 아주 좋았다카더라. 역시 장난감은 우리의 친구......!!!
숙소가서 그 날 산 가챠, 피규어들 상자에 다 모아놓고 잠들었는데 문제는 다음 날 숙소에 그거 두고 나옴. 불행 중 다행인 건 내가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기 전에 그 사실을 알아챘기 때문에 숙소로 다시 조낸 달려 가 프론트에다 '나 아까 체크아웃 했는데 방에 뭐 두고감요.' 했더니 호스텔 직원이 'ㅇㅋ 가서 찾아봐요.' 라길래 같이 방으로 올라 감.
근데 내가 뛰어 가서 숨도 헐떡이고 뭐 두고갔다고 되게 급하게 말 해서 그 직원이 엄청 중요한 물건인 줄 알았는지 나한테 '근데 무슨 물건 놓고 감?' 하고 물어보길래 '피..피규어..' 했더니 아...ㅋ 하고 살짝 웃음. 근데 그 웃음이 진짜 'ㅋ' 이 웃음이었음. 시박 그 사람은 내가 뭐 여권이나 지갑 같은 거 놓고갔다 생각했겠지...... 암튼 방 갔더니 청소하신 분이 침대 밑에 내려놔서 무사히 되 찾을 수(...)있었지만 나는 왠지 모를 민망함도 같이 얻게되었다고 한다.